의대생들도 “의대 증원 반대…책상·의자조차 모자란 학교 수두룩”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28일 성명
“학생 의견 배제한 채 정책 강행…좌시 않겠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삭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공동취재)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추진에 반발하며 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의대 학생들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의학교육의 현실을 직시하고 학생과 소통하라”고 촉구했다. 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와 재정이 확보되지 않은 채 의대 정원을 확대한다면 교육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밖에 없으므로 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의대협은 “의학 교육은 강의실을 짓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임상 실습 경험을 위한 병원 시설, 이를 지도할 임상의학 교수 등 충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지금도 간이 의자와 간이 책상을 추가해 수업을 듣는 학교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양질의 의학교육을 보장하지 않은 채 의사 수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미래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도 엄포를 놨다. 시설 확충 없이 증원이라는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인원을 2배씩 늘린다면 의학교육의 파멸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대협은 보건복지부가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증원 수요조사를 진행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이들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합리적,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의학 교육 방향을 고안해야 한다”며 “그저 면허를 소지한 의사를 공장처럼 찍어내는 게 목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의대협은 지난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했다. 당시 40개 의대 중 37개 의대 학생 대표가 참석해 의대 증원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한의사협회가 구성하는 의대증원 저지 비상특별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학생의 의견이 조금도 반영되지 않은 비민주적 수요조사 절차에 분노한다”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직접적 영향을 받을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독단적인 정책을 강행할 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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