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두 달 연속 하락하며 올해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은행 간 치열한 수신금리 경쟁이 지속된 가운데 정부의 상생 금융 압박으로 대출금리 인상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취급액(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 기준 10월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80%포인트로 집계됐다. 한 달 전(0.84%포인트)보다 0.0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예대금리차는 올해 2월 1.36%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후 6월(0.93%포인트)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후 7월(0.93%포인트)과 8월(0.94%포인트) 재차 상승했다가 9월(0.84%포인트)부터 하락 전환하며 두 달 연속 내렸다.
이는 은행권의 수신금리 상승 폭이 대출금리의 상승 폭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이 대표 수신 상품인 정기예금금리를 일제히 4%대로 올리면서 5대 은행의 10월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97%로 전월(3.80%) 대비 0.17%포인트 올랐다. 반면 평균 가계대출금리(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연 4.76%로 전달(4.63%)보다 0.1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10월 예금금리가 9월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신 잔액이 늘었다”며 “다만 이달에는 금융 당국에서 수신 경쟁에 제한을 걸며 예금금리가 소폭 깎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서도 10월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29%포인트로 전월(1.36%포인트)보다 0.07%포인트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가계대출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5.04%로 9월(4.90%)보다 0.14%포인트 높았다. 올해 2월(5.22%) 이후 8개월 만의 5%대 금리다. 가계대출금리는 6월(4.81%)과 7월(4.80%) 두 달 연속 떨어졌다가 8월(4.83%) 반등한 뒤 3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예금) 평균금리(3.95%)도 시장금리 상승, 예금 유치를 위한 우대금리 확대 등과 함께 0.14%포인트 높아졌다. 역시 두 달 연속 상승 기조다. 정기예금 등 순수 저축성예금금리(3.91%)가 0.17%포인트, 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 상품 금리(4.07%)도 0.11%포인트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