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프를 위해선 타인이 필요해

[리뷰 - 영화 '싱글 인 서울]
임수정·이동욱의 따뜻한 로맨스
'건축학개론' 제작진 참여도 화제

영화 '싱글 인 서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인 가구 800만 시대, 많은 싱글들은 ‘혼자여서 좋다’고 외치지만 사실 그들 마음 한 구석에는 어딘지 모를 외로움들이 조금씩은 서려 있다. 영화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남자 ‘영호’(이동욱)와 혼자는 싫은 여자 ‘현진’(임수정)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싱글로 살아온 두 남녀가 책을 매개로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싱글 라이프에 대한 생각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그렸다. 특히 “지금 싱글이 아닌 자, 모두 유죄. 싱글에게 썸은 불륜이다”라고 외치는 주인공 영호가 결국 관계성을 추구하게 되어가는 모습은 완전한 싱글 라이프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영화 '싱글 인 서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국민 첫사랑’을 탄생시킨 영화 ‘건축학개론’의 제작진이 참여한 만큼 영화는 관객들의 설렘을 자극한다. 최근 인터뷰로 만난 임수정은 “모두 빈틈 있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들”이라고 설명했다. 건축학개론의 남자 주인공 ‘승민’이 보여줬던 미숙한 모습이 남성 관객들의 공감을 샀지만 여성 관객들의 이해가 어려웠던 반면,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은 남녀 관객 모두를 납득시킨다. 특히 홍미나 역을 맡은 이솜과 이동욱의 첫사랑 이야기는 같은 연애를 한 남녀의 기억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백히 드러낸다.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과 풍경들을 담은 감각적인 영상미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OST도 좋다. 장현성·이미도·김지영 등 조연들의 연기도 튀지 않는다. 로맨스 코미디인만큼 센스 있고 트렌디한, 허를 찌르는 유머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싱글 인 서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두 개의 축을 이룬 이야기가 병행되다 보니 스토리가 조금은 흩어져 있는 인상을 받을 수 있지만 초겨울을 따뜻하게 채워 줄 영화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임수정은 “사랑스럽고 따뜻한 영화”라며 “관객 분들이 연말에 몽글몽글한 감정을 느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29일 개봉, 103분.



영화 '싱글 인 서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