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신세계건설에만 안 맡긴다…건설사, 그룹과 '헤어질 결심'[집슐랭]

그룹 건설사 각자도생 '가속'
스타필드 청라·창원 경쟁입찰
노하우 쌓이고 내부거래 부담
신세계건설 몰아주기 규제대상
삼성 어린이집도 CJ건설이 시공
주택 브랜드 론칭 등 살길 모색

스타필드 수원 조감도. /사진 제공=신세계프라퍼티

대기업과 그룹 내 건설사의 각자도생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고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내부거래 비중을 줄임과 동시에 경쟁입찰에 부쳐 공사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특히 안정적인 일감이 사라진 중견 건설사들은 자체 사업을 강화하는 등 살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2027년 준공 예정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의 시공사를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내후년 개장 예정인 '스타필드 창원'은 현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진행 중이며,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스타필드 하남을 비롯해 고양·수원 공사는 그룹 내 계열사인 신세계건설(034300)이 수의계약을 맺고 진행해왔다.


그러나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수년간 스타필드 공사 운영 노하우가 쌓였고, 공사비를 낮추기 위해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신세계건설이 내년 1월 25일부로 신세계영랑리조트 법인을 흡수합병하며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포함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대주주인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이 42.7%에서 70.46%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앞서 공정위는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마트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28.56%다. 신세계건설은 한 때 80%대에 달했던 내부거래 비중을 30%대로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스타필드는 공사 규모가 큰 탓에 전체 내부거래 중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건설은 자체 주택 브랜드인 '빌리브'를 내놓는 등 신사업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기업이 그룹 내 공사를 외부에 맡기는 가장 큰 이유는 일감 몰아주기 시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올해 4월 CJ건설이 착공한 삼성전자 기흥어린이집 신축공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기술력과 공사비를 꼼꼼히 따져 선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CJ그룹은 경기 고양시에 조성하는 K팝 공연장 ‘CJ라이브시티’의 시공사로 한화건설을 정했고, LG화학은 친환경 플랜트인 충남 당진공장 공사를 현대엔지니어링에 맡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플랜트 공사의 경우 건축토목보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해 라이선스 보유 유무와 최저가 입찰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내부거래 비중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55%에 달했으나 올 3분기 15%까지 낮췄다. SK하이닉스 청주 M15 페이즈2 공사 등이 마무리된 효과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도 같은 기간 16%에서 2%까지 낮아졌다. 반면 주요 계열사의 해외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공사에 참여하며 내부거래 비중이 21%에서 34%로 늘었다. 현대건설(000720)은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조성하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의 시공을 맡아 비중이 4%에서 11%로 확대됐다.




*‘집슐랭 연재’ 구독을 하시면 부동산 시장 및 재테크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