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0% 반대인데…오세훈과 서울 편입 논의한 과천시

인구 8만 과천 신계용 시장 "동, 구 보다는 자치시로"
700명 여론조사 결과 '반대·적극반대'가 50%
오시장 "생활권·행정구역 불일치, 시민불편 없애야"

29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계용 과천시장이 만나 면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계용 과천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행정구역 개편이 추진된다면 과천시는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시민 여론조사 결과 찬성률이 48%에 그쳐 실제 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 시장은 29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신 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에 대한 과천시의 공식 입장을 들었다. 신 시장은 “실제 생활권과 행정구역 통합에 동의하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논의하고 검토하되, 자치권을 바탕으로 한 과천시민의 권리나 혜택도 계속 유지되는 방안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 8만 명인 과천시는 서초구·관악구와 맞닿아 있고 전체 출퇴근 인구 중 38.3%가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다. 또 서울시 주요시설인 서울대공원, 보건환경연구원이 소재하고 있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는 ‘메가시티 서울’에 썩 호의적이지 않다. 과천시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편입 찬반 의견 및 이유에 대한 대시민 여론조사(700명)를 실시했다. 매우찬성과 찬성이 48%, 반대와 적극반대는 50%였다. 신 시장은 “오차 범위 안에 있어 5:5”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천시민들이 안양권에 편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80%가 반대하기 때문에 안양권이 아니라 서울권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타 지자체보다 반대 여론이 많은 점에 대해 “과천은 아이 키우기 좋고 환경도 깨끗하고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왜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인 셈이다.


특히 신 시장은 서울시 동으로의 편입 가능성에 대해 “동으로의 편입은 어느 누구도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구 보다는 자치시가 훨씬 유리해 자치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구상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서울시가 누리는 편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연구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편입을 통해 집값 상승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신 시장은 “집값이 올라서 좋은 분도 있고 내려가기를 바라는 분도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과천시와도 양 도시의 기본 현황 및 편입 관련 쟁점에 대한 분석을 위한 공동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그는 최근 ‘메가시티’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이유로 ‘생활권과 행정구역 간 불일치’를 언급하며 시민불편과 불합리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통 발달, 도시 연담화 등으로 생활권은 계속 확장돼 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행정구역 개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 불편이 가중됐으며 서울-인접 도시 간 상생발전과 국가 경쟁력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메가시티 논의는 단순히 행정구역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가 시민에게 끼쳐온 불편을 해소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메가시티’ 정책 논의는 시민 의견과 요구사항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오 시장의 면담은 김포시장, 구리시장, 고양시장에 이은 네 번째 경기도 지자체장과의 회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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