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유치 못했지만…현대차그룹 "전 세계서 사업 협력 강화 성과"

상대국들과 일회성 접촉 넘어
CSR 강화·SMR 협력 타진 등
미래 사업 기회 확보 등 성과
정의선, 파리서 임직원 격려

현대차그룹이 특별 제작한 아트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해 파리 곳곳을 달렸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005380)그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유치 활동 과정에서 전 세계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산엑스포 유치 기간 동안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채널과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과 부산의 글로벌 개최 역량과 경쟁력을 알렸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개별 교섭 활동에 나섰고 디지털 캠페인, 아트카 등 모빌리티 캠페인을 통해 한국과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가장 적합했다는 점을 홍보했다.


현대차그룹은 부산 지지 요청을 위해 BIE 회원국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과정에 네트워킹 구축,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강화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일부 저개발 국가에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기술력과 미래 사업을 소개하며 광물자원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철도·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현대차그룹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계기로 내놓은 저개발국 자립 지원 사업인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알바니아에서는 장애아동 의료지원 사업을, 짐바브웨에서는 농업·광업 역량향상 및 경제적 자립 사업을, 모잠비크에서는 음악교육센터 건립 등의 문화사업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엑스포 유치 결과와 상관없이 내년에 아프리카 지역에 이 프로젝트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유치 활동을 계기로 사업 네트워크가 크지 않은 국가에서 새로운 사업을 확대할 기반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전동화가 본격화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을 제안하며 시장 진입 기회를 확보했고 자동차 부품과 광물 등 공급망 측면에서도 수급 채널을 다변화할 수 있는 접점도 마련했다.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기아(000270) 생산공장이 있는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인근 국가들에서는 부품 수급 다변화를 위한 신규 협력사 발굴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채굴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국가들과는 그룹 차원의 협력 채널을 구성하고, 향후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엑스포 유치를 위한 파리 출장 기간에 국가를 위해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에 남아 투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본 정 회장은 투표가 끝난 후 임직원들에게 고생했다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활동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진정성 있는 네트워킹 형성 등의 성과가 있었다"며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제 2의 도시 부산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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