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간호사인 아내가 백화점에서 쓰러진 노인을 구했다는 사연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렸다.
29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가 오늘 생명을 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했다.
작성자 A씨는 지난 26일에 아내와 돌 지난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서울의 한 백화점을 다녀왔다고 운을 뗐다. 당시 A씨 가족은 붐비는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식사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사건은 A씨 가족이 귀가하기 위해 유모차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도중 발생했다. 당시 엘리베이터 안에는 노부부가 함께 탑승했고, 그중 할아버지가 A씨의 쌍둥이 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한다.
A씨는 "'우리 딸이 예뻐서 쳐다보시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유모차에 있는 딸에게 얼굴이 점점 가까워져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며 "해코지하려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씨가 의아함을 느낀 순간 노인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이에 A씨는 “그 순간 너무 놀라 군대에서, 회사에서, 예비군에서 배웠던 CPR은 생각도 안 났다. 그냥 몸이 굳어버렸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는 “그때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인 와이프가 단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노인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며 “CPR을 하는 도중에도 할머니를 향해 ‘빨리 119에 신고하세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A씨 아내가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동안 A씨는 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눌러 직원을 호출했고, 노인의 다리를 풀고 주물러 기도 확보를 도왔다.
이어 A씨는 “1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제발, 제발’이라고 소리치는 아내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라고 했다.
이후 2분 정도가 지났을 때 노인이 큰 숨을 들이쉬더니 눈을 떴고, 때마침 백화점 직원들이 제세동기를 들고 내려왔다고 한다.
이후 A씨 부부는 자리를 떴지만 백화점 직원들이 A씨 가족을 찾아내 소정의 상품을 건네며 감사를 표했다. 할아버지도 A씨에 전화해 "이 세상이 아직 나를 조금 더 이곳에 살라고 당신 아내와 같이 엘리베이터에 태운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A씨는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할아버지가 숨을 다시 쉬지 못하거나 식물인간이 됐다면 어땠을지 아찔하다”면서 “텔레비전에서나 봐왔던 일을 눈앞에 마주하고, 생각할 틈도 없이 CPR로 한 생명을 살린 제 아내가 너무 대단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간호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건 천운", "훈훈한 소식에 기분 좋다", "뭉클하다" 등의 반응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