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임원 인사와 함께 삼성SDI·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그룹 내 전자 계열사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등 전도유망한 기술을 사업장에 응용하거나 ‘초격차’ 경쟁력을 구현한 기술인들을 전면으로 배치시킨 것이 공통점이다.
29일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상무·펠로우·마스터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 10명, 상무 15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명 등 총 27명을 승진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 인사에서 화제가 된 인물은 ‘30대 임원’ 유동곤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다. 1985년생으로 38세에 임원을 단 유 상무는 최근 주목 받는 인공지능(AI) 기반 검사 소프트웨어를 광학 설비에 접목해 해외 생산 법인의 불량률을 낮춘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최초로 펠로우로 선임된 오근찬 마스터는 OLED 기술과 융합해 회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데 기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연령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젊은 리더들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사업이 주력인 삼성SDI는 부사장 6명, 상무 15명 등 총 21명을 새로운 임원으로 발탁했다. 삼성SDI 역시 기술 중심의 성과주의 인사 기조가 반영됐다. 김재경·오정원 상무는 중대형전지 사업에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공고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윤재 상무는 글로벌 생산 법인에서 생산성 향상과 품질 혁신에 기여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글로벌 거점의 건설·인프라 관리 고도화를 추진한 사욱환 상무도 신규 임원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차세대 리더들을 연령·연차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발굴해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박선철·안병기 상무를 부사장으로 올리는 것을 포함해 8명의 임원 승진자를 냈다. 이들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카메라모듈 부문은 최첨단 제품 개발을 이끌 인재를 발탁했고 패키지 부문은 기판의 생산성을 혁신할 역량을 갖춘 인물을 인선한 것이 포인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 임원 등용으로 인사 다양성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 전자계열사 측은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