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4시 55분께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진원 깊이 12㎞ 추정)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뒤 다섯차례 이상 여진이 이어졌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2번째로 강력한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 발생 후 1시간 사이(오전 5시 50분까지) 5차례 여진이 있었다. 여진 중 최대는 오전 5시께 발생한 규모 1.5 지진이다.
특히 경북에서는 거의 모든 시민들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깨지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별 체감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를 살펴보면 경북이 5로 가장 컸다. 이어 울산은 계기진도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강원·대구·대전·전북·충북은 2(조용한 상태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로 다수가 이번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까지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70건이다. 경북119에 접수된 신고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25건), 부산(6건), 대구(4건), 창원(1건) 등에서도 신고가 있었다. 다만 피해 신고는 없었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 건수는 총 99건으로, 이번 지진은 이 중 두 번째로 강력했다. 올해 1위는 앞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서 발생한 4.5 지진이다. 역대 남한 발생 지진 규모로는 38위(1978년 집계 시작 이후)를 기록했다. 또한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은 2016년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 지진 발생지(9·12 지진,규모 5.8)와 가깝다.
더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지진 발생 횟수(99건)는 1978년 이후 4번째로 잦았다. 연평균 규모 2.0 이상 지진 횟수(70.6건)도 훌쩍 웃돌고 있다.
한편 이날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만 분석해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발생 8초만에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지만 이후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를 조정했다. 내륙 지진의 경우 규모가 4.0 이상이면 발생지와 상관없이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