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블록체인 배터리 인증과 중고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윤종영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한국에서 전기차 등록 대수가 50만 대를 넘어서면서 중고 전기차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고차 시장의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장에서 배터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가격 책정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의 정확한 가치를 반영하는 표준화된 가격 책정 방식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서비스도 이미 등장했다. 배터리 잔존수명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트에버’ 는 파라메타(구 아이콘루프)와 피엠그로우가 공동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배터리 잔존 수명 인증 서비스다. 차량 내 진단 시스템(OBD)을 통해 수집된 배터리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배터리의 상태(SOH)를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증서를 발급한다. 인증서는 중고차를 거래할 때 배터리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고차 시장 및 보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에서는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어빌루(AVILOO)는 웹사이트에서 배터리 성능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직접 OBD를 장착해 배터리 모니터링 및 분석, 문자 알림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증 기관인 티유브이(TÜV) 오스트리아는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증서를 발급한다. 물론 중고차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인증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전 세계 중고차 시장에서도 새로운 접근법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의 무결성과 보안을 보장하고 인증 과정에서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져다줄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기아차에서도 유사한 서비스가 기획되고 있지만, 와트에버 서비스는 몇 가지 중요한 차별점을 가진다. 가장 큰 차별점은 와트에버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데이터 관리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OBD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다 정확한 배터리 수명 평가를 제공하는 동시에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서를 발급한다. 중고차 시장 및 보험사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서비스는 중고차 및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접근 방식은 데이터 보안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중고차 시장의 변화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자원순환 등 탄소중립이 점점 강조되는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자 서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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