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용 과천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행정구역 개편이 추진되면 과천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시민 여론조사 결과 절반이 반대하고 있어 실제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29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신 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에 대한 과천시의 공식 입장을 들었다. 신 시장은 "자치구보다는 자치시가 자치권을 확보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자치시 형태로 편입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8만 명인 과천시는 서초구·관악구와 맞닿아 있고 전체 출퇴근 인구 중 38.3%가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메가시티 서울’에 호의적이지 않다. 과천시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서울편입 찬반 의견 및 이유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매우찬성과 찬성이 47.8%, 반대와 적극반대는 50.8%였다. 신 시장은 “오차 범위 안에 있어 5:5”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천시민들이 안양권에 편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80%가 반대하기 때문에 안양권이 아니라 서울권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과거에 논의됐다가 무산된 안양을 중심으로 한 군포, 의왕 등과의 통합에 대한 의견도 물었는데 반대가 86.3%로, 찬성 10.1%를 압도했다.
타 지자체보다 반대 여론이 많은 점에 대해 신 시장은 “과천은 아이 키우기 좋고 환경도 깨끗하고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과천시민들은 과천시민 그대로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울 편입을 통해 집값 상승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는 과천시의 편입으로 서울시가 누리는 편익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연구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과천시와 양 도시의 기본 현황 및 편입 관련 쟁점에 대한 분석을 위해 공동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메가시티 논의는 단순히 행정구역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가 시민에게 끼쳐온 불편을 해소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메가시티’ 정책 논의는 시민 의견과 요구사항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오 시장의 면담은 김포시장, 구리시장, 고양시장에 이은 네 번째 경기도 지자체장과의 회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