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005930)가 CIS(CMOS 이미지센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시장 반등을 앞두고 수익성을 강화할 채비를 갖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한 주요 CIS 고객들에게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인상률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30% 선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IS는 스마트폰 등 주요 전자제품의 눈 역할을 하는 비메모리반도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를 이미지센서가 디지털신호로 변환해 전자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고객사를 중심으로 CIS 가격 인상 통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기존 제품의 가격을 크게 올리는 개념이라기보다 비정상적으로 낮아졌던 제품 가격이 정상화되는 수순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5위인 SK하이닉스는 아직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IS는 2021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수요와 단가가 모두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에 5% 안팎 성장하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CIS의 수요처 또한 다양해지면서 제품 수요가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CIS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에 이어 2위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소니는 54%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업계 1위를 굳게 지켰다. 삼성전자는 29%로 3위인 중국 옴니비전(7%)과 큰 격차를 보이며 안정적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비교적 늦게 시장에 뛰어든 SK하이닉스는 5% 점유율로 5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3 시리즈에 탑재된 2억 화소 CIS인 아이소셀 HP2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5000만 화소대 CIS인 아이소셀 GNK 신제품도 최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1억 화소 이상 시장뿐 아니라 수요가 많은 5000만 화소급 제품까지 더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CIS 시장은 스마트폰 외에 자동차·로봇·인공지능(AI) 등으로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수요 회복과 자동차용 시장의 확장으로 CIS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애플을 잡고 있는 업계 1위 소니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고객사 다양화와 함께 수익성 개선 방안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