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 "경영진 자정능력 상실…준법과신뢰위원회 조사 필요"

"준신위, 폭로된 경영진 특혜·비위행위 조사해야"
"김정호 총괄 욕설도 준신위 공정조사 필요"
"경영쇄신위에 크루 참여 보장해야"


카카오 노조가 자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최근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비리 의혹에 이어 일부 경영진과 부서의 초고가 골프회원권 보유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 노조는 29일 회사 내부망에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더이상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끝없이 터져 나오는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답변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 경영진 내부에서도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경영쇄신위원회에 경영진 외에 직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최근 5주 간 비상경영회의 관련 뉴스를 읽어봐도 구체적인 문제 사례나 해결책이 공개되지 않고, 크루들에게 회의 내용이나 아젠다를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카카오의 근무제도가 이렇게 불안정해진 것은 선임된 경영진마다 본인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근무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자사 경영쇄신위원회에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카카오의 경영 행태 폭로글에 대한 사실 확인이다.


노조는 “폭로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는 독립기구인 준법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크루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크루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이와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욕설 논란’에 휩싸였던 김 총괄에 대한 준신위의 조사와 책임 판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경영지원총괄의 폭언과 욕설은 지위와 우위를 활용해 적정한 업무범위를 벗어나 다수의 크루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며, 장애인을 비하는 단어까지 포함돼 있다”면서 “욕먹을 만했다를 상황에 따라 허용하게 된다면 크루들은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상황에서 보호받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어 “이번 행위는 여론재판이 돼서는 안 되며, 특혜·비리 척결과 다른 측면으로 준신위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체크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대상자 또한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기에, 준신위의 공정한 조사를 통해 그 책임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영쇄신위원회에 크루들의 참여 보장도 촉구했다.


노조는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공동체 경영진은 최근 카카오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남용사건에서 보듯이 이미 자체적인 자정 능력을 잃었기에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과 다수에 의한 민주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크루들의 눈으로, 크루들의 눈높이에서 불의, 불공정, 불합리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은 “문제를 발생시킨 경영진들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면서 “크루 유니언은 인적 쇄신에 대한 논의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크루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론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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