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계공시 대거 참여…739곳중 700곳 이상 '공시'

어제까지 공시해야 조합비 15% 세액 공제
한해 수입 한노총 392억 민노총 246억
시행 첫해 일단 성공..노총 반발 불씨도



정부가 노동 개혁으로 추진한 노동조합 회계 자율 공시제가 도입 첫해 참여율 약 90% 기록하면서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게 됐다. 하지만 공시제에 응한 노동계가 이 제도의 도입 방식, 취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제도 안착까지 불씨는 남은 상황이다.


3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조 회계 공시 마감일인 이날 공시 대상인 조합원 1000인 이상 노조 및 산하 조직 739곳 중 700곳 이상이 공시에 참여했다. 참여율은 88%를 기록했다. 이날 자정까지 참여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 대상 노조 및 산하 조직은 고용부가 공시제 도입 전후 파악했던 673곳 보다 88곳 늘어났다. 노조 설립, 노조원 증감 등 노조별로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공시 결과 제1 노총인 한국노총은 자산이 약 523억 원, 수입은 약 392억 원이었다. 단 한국노총은 임대보증금 약 224억 원을 수입 항목으로 반영했다. 민주노총 자산은 약 88억 원, 수입은 약 246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1일부터 노조 회계를 일반인이 알 수 있는 공시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근로자가 낸 조합비는 기부금 명목으로 15% 세액공제된다. 하지만 그동안 노조는 병원·학교 등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는 공익 법인처럼 회계 결산 자료를 공시하지 않았다. 일부 국민 세금으로 지원 받는 노조 활동도 이전보다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노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스템에 공시한 노조(조합원 1000명 이상)만 조합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고쳤다. 이날까지 공시를 한 노조만 올해 10~12월 조합비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회계 공시에 대해 노조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노동 탄압이라며 반발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공시에 응하기로 입장을 전격적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회계 공시를 한 노조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 방식 탓에 어쩔 수 없이 공시에 응했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15일 노조 회계 공시제 근거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한국노총은 “(노조 회계 공시제 근거인) 두 시행령은 노조와 조합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상위 법에서 위임한 바 없는 시행령으로서 위헌적 행정 입법”이라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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