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회수 포기한 부실대출 2조 돌파

3분기 누적 대손상각비 87% 급증
국민銀 증가율 160%로 가장 높아
고금리에도 대출 수요 계속 늘어
손실처리비 눈덩이에 부담 커질듯

고금리 장기화로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고신용자 중심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중은행들의 대손상각비 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실 위험에 대한 부담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3분기 누적 대손상각비는 2조 24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분기(6929억 원)와 비교하면 약 224%, 지난해 3분기(1조 1999억 원)와 비교하면 약 8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4대 은행이 기록한 대손상각비 2조 5065억 원의 90%를 넘어섰다.


대손상각비는 은행이 대출을 해줬지만 차주가 갚지 못해 손실로 처리한 비용을 말한다. 즉 회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부실 대출이 많아져 아예 이를 장부상에서 비용으로 집계하는 것이다. 개별 은행으로는 KB국민은행이 지난해 3분기 3127억 원에서 올해 3분기 8157억 원으로 대손상각비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160.9%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대손상각비는 3020억 원에서 5610억 원으로 85.8% 늘었다. 우리은행은 3452억 원에서 5265억 원, 신한은행이 2400억 원에서 3448억 원으로 각각 52.5%, 43.7% 증가했다.


이처럼 부실채권 관리를 위해 회수를 포기하고 비용으로 처리했지만 여전히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4대 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잔액 규모는 3조 3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 7051억 원에 비해 23.5%가량 많아졌다. NPL 잔액이 커지자 자연스럽게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의 연체율이 지난해 말 0.22%에서 올해 3분기 0.32%로 가장 많이 높아졌다. 하나은행이 같은 기간 0.2%에서 0.29%로, 신한은행이 0.22%에서 0.27%로, KB국민은행이 0.16%에서 0.25%로 연체율이 증가했다.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남은행의 올해 1~3분기 대손상각비는 1017억 3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870억 원에 비해 17%가량 많아졌다. 부산은행의 대손상각비도 같은 기간 907억 원에서 1602억 원으로 약 76% 증가했고 광주은행은 503억 원에서 1251억 원으로 약 149%, 대구은행도 1259억 원에서 2551억 원으로 102%가량 많아졌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대손상각비가 1155억 원에서 1836억 원으로 커졌고 케이뱅크는 818억 원에서 1834억 원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금리 상승기에도 대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부실채권 규모와 그에 따른 은행들의 대손상각 처리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 7820억 원으로 전월(682조 3294억 원)보다 3조 4526억 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올 5월 1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후 6개월 연속 늘고 있다. 9월에는 전달 대비 1조 5174억 원 증가했는데 이보다 증가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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