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OLED 기술 침해…美 ITC, BOE 조사 착수

조만간 행정판사 배정도 이뤄질듯
종결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 예상
삼성디스플레이 '침해 인정' 판단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캠퍼스 전경.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BOE 제소 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1일 ITC는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BOE 자회사 등 8개 회사를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조만간 행정판사(ALJ) 배정도 이뤄질 예정이다. 행정판사가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결정을 내리면 ITC는 이를 검토해 최종 결정을 한다.


조사가 시작됐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의 영업비밀 침해 정황이 확실한 만큼 조사를 통해 혐의가 인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가 2017년 말부터 협력사인 톱텍을 통해 자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및 모듈 기술과 관련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ITC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장이 근거와 증거를 갖춘 만큼 조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톱텍의 영업비밀 유출 혐의와 관련한 국내 재판 과정에서 BOE의 관여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톱텍이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개발한 OLED 곡면 협착기를 중국에 수출하면서 기술을 회사에 유출했다는 혐의다. 재판 과정에서 톱텍의 잠재적인 고객사로 BOE 등 중국 기업들이 언급됐다. 수원고등법원은 3월 2심에서 톱텍 임직원들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고 7월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밖에 BOE를 상대로 6월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 양상을 이어오고 있다. BOE 또한 5월 중국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법인과 삼성전자(005930) 중국 법인을 상대로 특허침해를 주장하며 반격했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모회사인 삼성전자는 BOE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을 대거 줄이며 관계 정리에 나섰다. BOE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삼성전자의 공급망에서 배제됐다’는 주장을 부정했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관계가 사실상 틀어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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