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트리플 플러스’…민관 총력전으로 회복 모멘텀 살려라

수출 전선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11월 수출액은 55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8% 증가하며 두 달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도 38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6개월 연속 흑자로 26개월 만에 최대 규모 흑자다. 특히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12.9% 늘면서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 증가, 무역 흑자, 반도체 수출이 ‘트리플 플러스’를 달성하며 수출 상승 모멘텀이 확연해지는 모양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안도하기는 이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7.8% 줄어든 6300억 달러에 그치면서 세계 순위가 지난해 6위에서 8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내년에는 13대 주력 품목의 수출이 일제히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가능성,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고유가 우려 등을 감안하면 수출 환경이 언제든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무역 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70~80%에 이르는 한국 입장에서 수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구나 최근에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소비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경제의 다른 축인 내수의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전달보다 0.8%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마저 다시 꺾이면 올해에 이어 내년 성장률도 1%대에 그칠 수밖에 없다. 민관이 경각심을 갖고 원팀이 돼 수출 증가의 호기를 살려 경기 회복의 마중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수출 기업에 대해 금융·세제 부담을 덜어주고 해외 마케팅·상담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해야 한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등과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반도체·중국 시장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바꾸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초격차 기술 개발로 전기차·배터리 등 신수종 품목의 수출을 늘리고 시장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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