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임대차계약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30대 여성이 지인과 함께 집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정철민 부장판사)은 지난 23일 빌라 전세 계약이 종료된 이후 집주인 김 모 씨의 주거지를 몰래 찾아간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와 함께 이동해 집주인을 폭행한 남편 B씨와 지인 C씨는 벌금 각 2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전세 보증금 약 1억 6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주인 김 씨와 연락까지 잘 닿지 않자 김 씨가 본인을 피한다고 생각해 집까지 몰래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남편 B씨와 지인 C씨를 대동해 집주인 김 씨가 살고 있는 집의 공동현관문까지 몰래 침입했다.
이후 A씨가 주차장에서 집주인 김 씨를 만나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김 씨는 이를 피했다. 이에 A씨는 화가 나 함께 있던 B씨, C씨와 함께 김 씨를 둘러싸고 폭행했다. 주차장 구석에 쓰러진 김 씨는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 등 피고인에 대해 “집주인의 허락 없이 주거에 침입하고 상해를 가한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하면서도 “초범이고 집주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보증금을 받기 위해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여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으로 넘겨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집주인 김 씨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자일 뿐 금전을 대여한 채권자가 아니라고 보고,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