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여성 연방대법관으로 낙태권 등 민감한 현안마다 무게추 역할을 했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사진) 전 대법관이 1일(현지 시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 대법원은 이날 성명을 내 오코너 전 대법관이 치매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인 1981년 여성 최초로 연방대법관에 오른 이래 2006년까지 약 25년간 직무를 수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코너 전 대법관에 대해 “대법원의 넓은 이념 지향의 정중앙에 자리하며 미국 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말 그대로 당대 미국에서 가장 힘 있는 여성이었다”고 평가했다.
1930년 애리조나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법관으로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여성 인권, 소수자 보호 등에서 중도적 판결을 내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992년 임신 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대법원 위헌심판에 올랐을 때는 중재 역할을 자임해 낙태권 수호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배려하는 ‘어퍼머티브 액션’ 제도에 대해서도 2003년 옹호 결정을 내렸다. 그는 2006년 은퇴했으며 2018년에는 성명을 내 치매 진단 사실을 밝히고 공개 활동을 완전히 중단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코너 전 대법관을 애도하며 “그는 미국의 아이콘이었다. 사실, 조국, 능동적 시민 정신, 공익에 대한 품위와 변함없는 헌신을 존경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