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희생’ 혁신안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불발 배경을 두고 김기현 지도부(“혁신위의 보고 요청 자체가 없었다”)와 혁신위(“보고를 요청했지만 당이 거부했다”)가 또 얼굴을 붉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 본관에서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에서) 혁신위의 안건이 보고가 안됐다”고 밝혔다. 당초 인요한 혁신위는 ‘친윤·중진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골자로 한 혁신안을 이날 최고위에 보고할 예정이었다.

김기현 지도부는 안건이 올라오지 않은 책임을 혁신위에 돌렸다. 이날 회의에서 보고가 안된 배경을 묻는 일부 최고위원의 지적이 있었고,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에 “최고위 측의 보고 요청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 안건에 대해 보고 요청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혁신위는 “혁신위의 ‘최고위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즉각 반박했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3일 당 기획조정국에 4일 최고위에 안건이 상정되느냐, 누가 보고해야 하느냐 등을 의논했다”며 “(당 기조국이) 향후 혁신위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7일 상정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혁신안이 수용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박 수석대변인은 “중진 용퇴와 관련해 무슨 취지인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혁신위와 공천과 관련한 공천관리위원회, 총선기획단의 해야 할 일은 엄연히 다르다.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을 결정해달라는 것은 본연의 역할, 범주,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어렵게 모시고 와 활동하는 혁신위인 만큼 당 지도부에서 취지가 잘 반영되고, 활동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의견이 공유됐다”며 “혁신위의 보고가 정리돼 요청이 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의 영입에 대해선 “본인의 결단을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탈당의 변 등을 보면 (이 의원의 입당은) 저희 당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