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상무부에서 ‘제5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고 올해로 발효 9년을 맞이한 한중 FTA의 이행 상황 점검과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중 양국은 별도 회담을 갖고 중국의 요소 통관 중단 조치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이날 양국은 2025년 한중 FTA 10주년을 맞아 그간의 FTA 성과를 평가하고 이행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디지털·그린 등 신통상 규범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지체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도 본격화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5년 2274억 달러 수준이던 한중 교역 규모는 2015년 12월 FTA 발효 후 2022년 기준 36.5% 늘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에서도 3104억 달러에 달하는 교역 규모를 기록했다.
5차 공동위 수석대표로는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왕셔우원(王受文) 국제무역담판대표가 참석했다. 그간 열린 4차례의 공동위는 실·국장급이 수석대표를 맡아왔으나 이번 회의는 장관급들이 주재하면서 회의의 위상이 격상됐다.
양국 수석대표는 이날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열어 한중 공급망 안정화 방안도 논의했다. 두 대표는 한국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 간의 ‘공급망 핫라인’을 더욱 활성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특히 한국 측은 최근 중국산 요소를 한국으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상품 검사를 통과한 물량의 통관이 중단되는 사례를 지적했다. 한국 측은 중국의 이런 조치가 공급망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 간 회담에서 논의한 ‘국장급 수출 통제 소통 채널’ 구축에 합의하고, 구체적 운영방식 등에 대한 실무협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안덕근 본부장이 베이징 왕징에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해 디지털 분야에서 한중 양국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알리바바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이 중국과 아세안 등 제3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