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더 바람직한 혁신 생태계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정책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알버트 김 한국MSD 대표이사는 4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보건의료혁신세미나에서 “최근 한국 바이오 산업은 혁신신약·임상시험·제조능력 등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뤄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기업 간 협력 기회가 늘고 있다”며 “한국MSD는 국내 11개 기업과 공동 임상시험을 지속하는 등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함께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한국 정부로부터 혁신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면 다양한 협업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인정하는 정책이 나오면 한국 지사에서 본사를 더 쉽게 설득할 수 있고 한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바람직한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이어 “국내에 존재하는 2000~3000여개 바이오텍은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지만 임상을 거쳐 신약으로 출시될 확률은 10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면서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합동 임상이 중요한데 MSD는 수익이 나중에 나오더라도 연구 목적의 협력에도 열려 있는 만큼 많은 국내 바이오텍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진용 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코리아 대표이사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역량, 인프라, 전문 인력, 디지털 기술을 갖춘 한국은 혁신의 원천지이자 새로운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곳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면서도 “정부가 신의료기술평가 등 혁신 제품의 시장 진입 규제나 가격 책정 과정에서 유연성을 높여준다면 글로벌 기업과 한국기업 간 좋은 협업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원 모더나코리아 대외협력총괄은 “모더나라는 회사가 갑자기 혜성처럼 뚝 떨어졌다 생각할 수 있지만 10년간 꾸준히 메신저리보핵산(mRNA)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해에도 연구개발(R&D) 투자금을 전년 대비 65% 늘렸다” 며 “한국 정부가 국적보다는 기술력에 중점을 두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인정해준다면 한국에서도 기술을 가진 바이오텍이 얼마든지 해외로 진출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임광혁 박스터코리아 사장은 “글로벌 의료기기 리딩 기업으로서 국내 중견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성공한 사례가 생기면 한국 정부가 참여 기업에 허가나 보험급여 인정, 약가 책정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사에서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보건의료 산업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갑작스럽고 거대한 변화에 대처해왔다”며 “이제는 정부와 기업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한 단계 도약한 ‘K헬스케어’를 위한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현안 공유와 이해관계자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물론 한미 간 동맹 강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각적인 측면에서 협력관계를 돈독히 이어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