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소리가 있는 게 민주주의 국가잖아요. 이 사회에서 이 정도의 목소리를 낼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50)은 4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법조공익모임 나우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토크 콘서트 '난민 그리고 함께 사는 세상'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우성은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을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레바논과 남수단, 로힝야, 폴란드 등 주요 난민 발생 국가를 찾았다.
특히 그는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도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등 꾸준히 난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왔다. 2019년엔 난민 관련 활동 5년을 기록한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펴내기도 했다.
정우성의 난민 돕기 활동을 두고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난민 돕기를 멈추진 않는 그는 일부 시선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심정도 털어 놓았다. 그는 "난민이라는 단어는 아주 긴박한 위기 상황에 몰려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칭한다"며 "일부에서 이 단어에 부정적인 의미를 넣고 다른 이야기들을 얹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서 속상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난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난민 돕기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오늘,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살고 있지만 전쟁 등이 발생하면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그간 각국에서 만난 난민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난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우니까 핑계를 대서 조금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에 정착하려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며 "한국에 분쟁이 있어서 떠나야 하더라도 당연히 다시 돌아오고 싶은 것처럼 난민들의 최종 목적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보호와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염치없어하는 게 난민들"이라며 "이들은 자기 능력으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전쟁 등에서의 문제 해결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어떤 지역의 문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이해관계에 의해 더 복잡해지기도 한다"며 "희생자들에 대한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나우가 개최한 행사는 유엔난민기구 등이 후원했다.
한편 그가 출연한 ‘서울의 봄’은 개봉 12일 만에 4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긴박했던 9시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