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파격 감세 “중동 본부 옮기면 30년 법인세 면제”

비전 2030 달성 위해 사활
"내년까지 본부 안 옮기면
정부 계약 수주없다" 채찍
사우디 "200개 기업 이전"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리야드를 방문한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역 본부를 자국으로 옮기는 기업에 3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관영 SPA통신을 인용해 “감세안은 지역 법인의 소득세와 이 법인의 승인된 활동에 대한 원천징수 세율이 30년 동안 0%로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첨단산업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일명 ‘비전 2030’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5% 이상이 석유산업에 집중된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구조를 관광, 물류, 신재생에너지, 첨단 제조업 등으로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계획에 3조 30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제 행사도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2034년 월드컵과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2034년 하계 아시안게임,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사우디에서 개최된다.


특히 중동에서 비즈니스 허브를 놓고 경쟁 중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누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꺼내들었다. 이번 조치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2월 “정부 사업 수주와 관련해 지역 본부를 사우디로 옮기지 않는 기업과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올 10월 이 계획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외국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지역 본부를 이전할 경우 파격적인 감세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계약을 따낼 권리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감세 패키지로 200개의 외국 기업이 본부를 자국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외국 기업들이 지역 본부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다만 일부 기업은 과세를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규제 체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 무함마드 알자단은 “새로운 감세안으로 국내 다국적기업의 비전이 명확해지고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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