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인수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매수 주체인 벤튜라의 사내 이사를 급히 바꾸고 업체를 투자목적회사로 변경하는 등 속도전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의 주체로 내세운 ㈜벤튜라의 사내이사였던 현 서덕현 BHC 감사 등이 10월 23일 사임한 뒤 K씨가 같은 날 사내이사에 취임했다. 하지만 한 달 여 만인 지난 달 27일 K씨가 그만두고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사내이사직에 올랐다. 부 부회장은 조 고문과 같은 1970년생으로 IB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날 벤튜라는 사업목적을 기존의 경영자문업과 재무컨설팅업, 주식 및 금융상품 투자업,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투자목적회사로 변경했다. MBK가 운영 중인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호의 지원을 받아 공개매수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재 MBK는 공개매수 자금 5200억 원가량을 별도로 예치해 둔 상태다.
이 같은 변경 등기를 마친 3일 뒤인 지난 달 30일, MBK는 조 고문과 조 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와 주주 간 계약서를 체결했다. MBK가 한국앤컴퍼니 지분 최소 약 20.35%에서 최대 27.32%를 사들이는 공개매수 성공 시, 이사회 절반 이상을 MBK가 가져가고 지분 매각 때는 조 고문과 조희원 씨의 몫까지 함께 내다 팔 수 있게 했다.
이후 작업은 가속도가 붙었다. 이달 1일과 2일 두 차례에 걸쳐 벤튜라에 보통주 619만 8365주(액면가 100원)를 증자해 자본금을 약 6억2029만 원으로 늘렸다. 설립 시 주식은 4500주가 다였다. 이틀 뒤인 이달 4일에는 공개매수 공고 문안을 작성한 뒤 일부 일간지에 넘겼다. 5일 아침, 해당 신문에 공개매수 공고가 실리면서 MBK와 조 고문 연합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추진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 측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