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딸 유치원 데려다 주던 누나, '신호위반' 버스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진=채널A 유튜브 캡처

경기 의정부시에서 딸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여성이 신호를 위반한 광역버스에 치여 숨진 가운데 피해 여성의 유족 중 한 명이 사고를 낸 기사와 합의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사고로 숨진 50대 여성의 남동생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사고가 발생한 4일은 자신의 생일이었다면서 "오전 10시께 누나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매형의 전화를 받고 달려갔지만 누나는 이미...피가 흥건한 흰색 천을 머리 위까지 덮은 상태였다"라고 적었다.


그는 "피딱지가 붙어있는 손을 붙잡고 정말 펑펑 울었다"라고 했다.


A씨는 "(누나가) 오전 9시경 늦둥이 6세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러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광역버스가 신호를 위반하고 누나와 조카를 치었다"라며 사고가 난 장소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카는 5㎝가량 이마가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다"라며 "누나는 머리를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119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라고 했다.


A씨는 "버스 사고가 정말 많은데 처벌은 미약하다. 이 버스 기사는 실형을 얼마나 살까"라고 토로하며 "매형을 비롯해 우리 가족은 (버스 기사와) 합의 안 해주겠다고 단언했다"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의정부시 장암동 도로의 모습. 사진=채널A 유튜브 캡처

앞서 지난 4일 오전 8시 55분쯤 의정부시 장암동 도로에서 광역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엄마와 유치원생 딸 등 2명을 치었다.


엄마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고, 함께 있던 딸은 다리를 다쳐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버스 안에 있던 운전자와 승객 등 15명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보행자 신호는 초록불이었지만 버스 운전기사가 차량 정지 신호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정지 신호와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기사에게 음주, 마약 반응 등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당시 버스의 속도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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