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치수 예산 2배 ↑…홍수특보 문자에서 ‘내 위치’ 확인

환경부, '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 발표
홍수특보 지역 진입 차량엔 내비게이션으로 '경고'
국가하천 구간 확대…신규 댐 건설·재개발 추진
서울 광화문·강남역·도림천 홍수 방어 시설 확충


앞으로 받는 홍수특보 문자에는 자신이 침수 우려 지역 내에 있는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추가된다. 운전 중 홍수특보 발령 지점 부근에 의도치 않게 진입했을 경우 내비게이션에 ‘경고’ 알림이 떠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홍수 대비를 위한 내년 치수 예산은 올해의 2배로 늘었고, 신규 댐 등 홍수방어 기반시설도 대폭 확충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7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제32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크게 △홍수방어 인프라 확대 △미래기후 고려한 치수안전 체계 확립 △인명피해 예방 위한 골든타임 확보 △치수안전 확보 위한 이행기반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먼저 환경부는 지류·지천 정비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유역 면적이 크거나 홍수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큰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점진적으로 승격한다. 이를 통해 국가하천 구간이 2027년까지 기존 3602㎞에서 4300㎞로 늘어난다. 신규 댐 건설도 추진된다. 환경부는 지역별 검토를 통해 내년부터 댐이 필요한 지역에 신규 댐을 건설하고 기존 댐의 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10개 댐 기본구상을 실시한다.


도시침수 대응을 위한 홍수 방어 기반시설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 지역에는 2028년까지 대심도 빗물 터널을 설치하고, 도림천과 한강을 잇는 지하 방수로를 건설해 극한홍수에 대비한다. 대심도 빗물 터널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가 내릴 때 빗물을 보관했다가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도 눈에 띈다. 홍수특보 알림 문자에 본인이 침수우려지역 내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운전자가 운전 중 홍수특보 발령지점 부근에 진입할 경우 내비게이션을 통해 위험 지역 진입 여부를 알려 대피를 유도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홍수특보 발령 시 운전자가 특보 발령 지역이 아닌 곳에 위치해 있어 알림 문자를 못 받았을 경우 이런 기능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홍수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특보 발령 지점 부근에 진입하더라도 대피를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5월부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홍수특보 발령지점을 기존 75곳에서 223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홍수취약지구 점검 인력과 전문성도 강화한다. 그간 하천관리청(환경부·지자체) 위주로 이뤄지던 홍수취약지구 현장점검은 전문기관(하천협회·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담당한다. 홍수기 전(2~3월)·중(8월)·후(10~11월)로 나눠 하천 시설을 일제히 점검하고 긴급정비가 필요한 구간은 신속하게 보수할 계획이다. 현장 비상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해 홍수취약지구에 장비와 자재를 비축하는 방재 거점도 내년 5월까지 낙동강 유역에 시범 구축하기로 했다. 치수안전 확보 예산은 올해 기준 1조 2000억 원에서 내년 2조 원 규모로 2배 가까이 늘리고, 홍수대응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을 위한 ‘물재해종합상황실’도 운영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하천 정비, 댐 건설 등 국민 안전을 위한 사업을 적기에 이행하겠다”며 “내년 홍수기부터는 국민의 입장에서 홍수예보를 시행하는 등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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