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이어 SK그룹이 바이오 계열사에 오너 3세를 임원으로 배치했다. 두 그룹 모두 미래 최대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사업에 주력할 것이란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SK바이오팜(326030)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사진)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 팀장이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선임 매니저(대리급)로 입사한지 6년 만이다. 사업개발본부는 기존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해 신설한 조직이다.
최 신임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거쳐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쳤다. 2019년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으며 2021년 7월 복직해 올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했다.
SK바이오팜이 올해 인수한 미국 현지 연구 중심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 후 통합(PMI)하는 과정에 최 신임 본부장의 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최 신임 본부장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사업개발과 전략투자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도 전날 발표된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게 됐다. 모두 이번 인사와 함께 신설된 조직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 사업에 신유열 전무가 직접 참여해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CDMO를 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뒤 올 초 미국 동부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빠르게 CDMO 시장에 진입했다. 내년 1분기에는 인천 송도에서도 1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2030년까지 송도에 3개 공장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 전무는 바이오 사업에서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만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 내에서도 CDMO는 대기업의 자금력, 플랜트 건설 및 제조업 역량이 중요한 분야”라며 “최근 롯데케미칼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화학 제조업에 특화돼 있다는 점에서 롯데에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