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양권 증여에 대해 묻는 고객이 많아졌다. 청약 당첨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분양권 당첨 이후 해당 분양권을 자녀에게 증여 또는 매매로 이전해주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분양권 전매제한이 대폭 풀린 시점에서 분양권의 증여 및 매매가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 자녀에게 이전해주는 것이 가장 절세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럼 어떻게 분양권을 증여하면 슬기롭게 절세하면서 증여할 수 있을까?
주택과 다르게 분양권은 증여 시점이 중요하다. 부동산 상의 권리인 분양권은 아파트 단지마다 다르지만 통상 계약금은 10%~20%, 중도금은 6차로 나누어서 1회당 10%씩 총 60%, 그리고 잔금을 준공 후 20~30% 내는 형태로 진행된다.
여기서 계약금은 자납하고 중도금은 중도금대출을 통해 충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 증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주택과 다르게 시점마다 분양권의 증여재산가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택의 경우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 정하고 있는 시가 개념을 활용해서 아파트의 경우를 일반적으로 유사매매사례가액, 즉 같은 단지 내에 나와 똑같은 84㎡의 아파트가 앞 동에서 10억 원에 팔렸다면 그게 시가가 된다.
분양권은 이와 유사하지만, 아직 완성된 형태가 아니므로 증여재산가액은 ‘계약금+시점 도래로 납부한 중도금+프리미엄'으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증여하는 시점이 중도금 1차 이후인지 중도금 6차 이후인지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프리미엄도 계속 변동되는데 분양 초창기에는 거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계약금을 납입한 직후 분양권 증여를 한다면 계약금은 5000만원 미만이면서 프리미엄이 없다는 가정 하에 증여세가 1원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분양권 증여가 완료되는 때도 있다.
세법에서 쓸 수 있는 이 프리미엄 개념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사이트에서 같은 단지 내에 분양권의 거래 시 얼마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었는지를 계산해서 산정할 수 있다. 만일 유사매매 된 분양권의 거래가 없다면 직접 감정평가를 통해서 진행하기도 한다.
간혹 프리미엄이 존재하지 않다는 가정 하에 프리미엄을 0원으로 보아서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하는 때도 있는데, 증여일 전 6개월~후 3개월 이내에 자신의 분양권과 똑같은 면적의 분양권이 거래되었고 거기에 프리미엄이 1억 원이 붙었다면 이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적용해서 프리미엄이 산정되어 1억 원에 대한 추징이 발생한다.
다시 돌아가서 그러면 자녀에게 증여하고 싶다면 어느 시점에 하는 것이 좋을까? 지금 분양권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예측된다면 최대한 빠른 증여가 최대 절세할 방법이다. 중도금이 최대한 진행되기 전에 증여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최대한 낮추고, 나아가 건설 초반이므로 프리미엄이 거의 형성되기 전에 해야 증여재산가액을 더욱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마다 차이가 있지만,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지점은 중도금 6차가 끝나고 잔금을 치르기 전이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편이다. 곧 아파트라는 건물 형태로 전환을 앞두고 있으므로 그 사업성이 결실을 보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때 증여를 하게 되면 계약금, 중도금 1차~6차분에 프리미엄까지 계산되므로 증여재산가액이 너무 높아져서 증여세가 상당히 높을 수 있다. 그러므로 최근에는 분양권 당첨이 되고 나서 전매제한 기간이 풀리기 전부터 증여에 대해 문의를 하여 미리 증여 준비를 하고는 한다.
중도금을 대출받은 상황에서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이 중도금대출이 승계될 것이다. 물론 자녀가 중도금대출이 승계 가능한지는 별도로 중도금대출 담당 은행에 문의하여야 하고, 승계가 가능하다면 이 부분은 채무를 승계하는 유상이전이므로 채무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발생하게 된다.
즉, 계약금 부분은 증여, 중도금 중 대출 부분은 양도로 보아서 각각의 세금이 발생한다. 먼저 증여세는 수증자, 즉 분양권을 받는 자녀가 납부하는 세금이고, 중도금 채무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양도자인 부모가 납부하는 세금이다.
이 부담부증여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결국 양도차익을 발생시키는 것이 프리미엄이다. 그러므로 프리미엄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얼마나 나오는지 확인한 후 분양권 부담부증여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분양권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단일양도소득세율로 아주 살인적이기 때문이다. 1년 이내 양도 시 지방소득세 포함해서 단일세율로 77%, 1년 이상이면 단일세율로 66%이다. 그러므로 과세표준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양도소득세가 7,700만 원이나 나오는 상황도 펼쳐질 수 있다. 그러므로 프리미엄 산정에 대해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혹여나 자녀에게 분양권을 증여하는 것이 아니라 분양권을 매매하려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프리미엄이 거의 없다면 고려해볼 수 있지만, 프리미엄이 높다면 매매전략은 권하고 싶지 않다.
물론 양도소득세 부담 당사자가 부모가 되기 때문에 부모의 경제적 여력이 넉넉하다면 이 전략도 가능하지만, 매매라는 것은 결국 자녀도 매매자금을 부모에게 지급해야 하는데, 그 지급자금이 없다면 자녀도 분양권 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그래서 여러모로 점검해봐야 할 것이 많은 것이 분양권 매매이다.
나아가 유사매매사례가액에 따른 프리미엄이 너무 높다면 감정평가를 통해 프리미엄을 최대한 낮추고 난 후 부담부증여를 하여 과중한 양도소득세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도록 하자.
중도금 1차 이후 순수증여 혹은 부담부증여를 완료했다고 가정해보자. 생각보다 적은 프리미엄으로 큰 세금납부 없이 마무리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으로 고민해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녀가 남은 중도금 2차~6차 및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택과는 다르게 분양권은 지속해서 분양금을 나눠서 내야 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자녀가 중도금 및 잔금 납부 여력이 안 된다면 분양권을 주택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중도금은 어찌어찌 중도금대출로 마무리 짓더라도 잔금 때에는 전세를 맞추지 않는 이상에는 상당히 자금 여력이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잔금 납부 시점에서 주택에 대한 취득세도 납부해야 하므로 여러모로 자금 여력을 고민해야 한다.
항상 증여 전에 절세전략을 짜서 증여 이후에는 추가로 발생하는 이슈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서 본인의 자산관리, 본인의 절세 관리를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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