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8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 유전자 가위 치료제 ‘카스거비(미국명 엑사셀)’을 허가했다. FDA는 “카스거비는 새로운 게놈 편집 기술을 활용하는 최초의 FDA 승인 치료법으로, 유전자 치료법 분야의 혁신적인 발전을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카스거비를 재발성 혈관 폐쇄 위기가 있는 12세 이상 환자의 겸상적혈구빈혈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겸상적혈구빈혈은 육체적 통증, 뇌출혈, 신장·심장 등 기능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질병이다. 적혈구 모양을 낫 모양으로 변하게 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카스거비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잘라내 적혈구에서 태아 헤모글로빈(HbF)이 생성되도록 한다. 태아에서만 만들어지는 헤모글로빈을 활성화해 반대로 비정상 헤모글로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낮춘다.
임상시험에서는 총 44명의 겸상적혈구빈혈 환자가 카스거비로 치료를 받았다.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추적 관찰 시간을 보인 31명의 환자 중 29명(93.5%)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혈소판 및 백혈구 수치 저하, 구강 궤양, 메스꺼움, 근골격계 통증, 복통, 구토, 열성 호중구 감소증(발열 및 백혈구 수치 감소), 두통 및 가려움증이었다.
FDA는 이날 블루버드 바이오가 개발한 또 다른 겸상 적혈구 질환 유전자 치료제인 ‘리프제니아’도 승인했다. 이 약은 겸상 적혈구 질환으로 인한 통증 위기의 병력이 있는 12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FDA 생물의약품 평가 및 연구 센터 사무국장인 니콜 버든(Nicole Verdun) 박사는 “겸상적혈구빈혈은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상당한 희귀하고 쇠약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혈액 질환”이라며 “두 가지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법을 승인함으로써 삶이 심각하게 파괴된 개인을 위해 치료제를 발전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전자 치료는 특히 현재 치료 옵션이 제한된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개인에게 더욱 표적화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