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세계 랭킹 1위 듀오가 트로피를 함께 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제이슨 데이(호주)다.
리디아 고와 데이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티부론GC 골드 코스(파72)에서 열린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4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합작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6언더파 190타의 둘은 브룩 헨더슨-코리 코너스(이상 캐나다) 조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50만 달러씩 나눠 가졌다. 공교롭게도 같은 드라이버와 같은 웨지를 쓰는 둘이 우승했다. 리디아 고와 데이는 핑 G430 LST 드라이버를 쓰고 타이틀리스트 보키 SM9 웨지를 사용한다.
이 대회에는 LPGA와 PGA 투어 선수가 한 명씩 짝을 이뤄 16개 팀이 출전했다. 1라운드는 각자 샷을 한 뒤 볼 하나를 골라 다음 샷을 하는 스크램블 방식, 2라운드는 볼 하나를 번갈아치는 포섬 방식으로 치러졌다. 3라운드는 각자 티샷을 한 뒤 두 번째 샷부터 파트너의 볼로 플레이해 더 나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변형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PGA·LPGA 투어 선수 대상의 혼성 팀 대회는 24년 만에 처음 열렸다. 넬리 코다-토니 피나우(이상 미국)는 23언더파 공동 4위, 렉시 톰프슨-리키 파울러(이상 미국)는 22언더파 공동 6위를 했다.
리디아 고에게 특히 의미가 큰 우승이다. 그는 올해를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 대회(2월) 우승으로 시작했지만 주무대인 LPGA 투어에서는 톱 10 진입이 두 번뿐일 만큼 부진했다. 현재 세계 랭킹은 11위. 지난달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 자격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최종전이 열렸던 바로 그 골프장에서 이번 이벤트 대회를 우승한 것이다. 시즌 뒤 ‘고진영 코치’로 유명한 이시우 프로에게서 사사했는데 곧바로 우승이 터졌다. 미국 골프채널은 “리디아 고의 스윙이 한결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계속 더 단순하게 가려고 노력 중이다. 억지스러움을 덜어낼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