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 설치 법안이 제출됐다.
10일(현지 시간) 미 의회 입법 시스템에 따르면 마이클 롤러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공화당·뉴욕)은 5일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IPTO 창설을 위한 TF를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TF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상황을 분석하는 한편 아시아에 나토와 유사한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 북한과 중국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롤러 의원은 “올해 초 의회 대표단과 함께 한국·일본·대만을 방문했다”며 “파트너와 동맹국들은 역내에서 중국의 침략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우리의 적은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위험한 동맹을 만들었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 증가하는 위협에 맞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법안의 취지를 강조했다.
미국은 유럽에서는 나토를 통해 집단 방위를 하고 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양자 및 소(小)다자 안보 협정만 맺은 상태다. 양자 협정은 5개 국가(한국·일본·태국·호주·필리핀)와 체결했고 다자 안보 협정으로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가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과 달리 상호 이해관계가 다를 뿐 아니라 과거사 문제로 인한 불신이 존재해 집단 안보 체제를 구축하기가 어렵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표면화하면서 나토와 유사한 집단 방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도 9월 포린폴리시(FP)에 게재한 글에서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현재 아시아판 나토를 추진할 의도가 없을 수 있으나 이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며 이전보다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