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빨리 먹고 언제 식사를 멈출지 조절하는 생쥐의 뇌세포가 발견됐다.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지만, 사람의 식욕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을 통해 장에 연결돼 있는 미주신경이 섭취한 식사의 양과 영양분을 감지하는 기능이 있다는 걸 생쥐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생쥐의 뇌에 광센서를 이식해 식욕과 관련된 뉴런의 활성화를 형광 신호로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섭식 행동 억제와 관련된 프로락틴 방출 호르몬 뉴런과 글루카곤 뉴런에 중점을 뒀다.
연구진이 생쥐의 내장에 지방과 단백질, 설탕, 비타민 등으로 이뤄진 먹이를 10분 동안 주입하자 먹이의 양이 늘어나면서 프로락틴 방출 호르몬 뉴런 역시 점점 활성화되며, 먹이 주입이 끝난 몇 분 후에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쥐에게 먹이를 자유롭게 먹게 하는 실험에서는 생쥐가 먹이를 핥기 시작한 뒤 몇 초 안에 프로락틴 방출 호르몬이 활성화됐다. 생쥐가 먹이 핥기를 멈출 때는 비활성화됐다.
흥미로운 건 음식 뿐 아니라 공기를 위장에 주입해도 뉴런이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뉴런이 위장의 부피를 통해 음식 소비량을 파악한다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진이 레이저로 이 뉴런을 자극하자 다른 생쥐보다 훨씬 적은 양을 먹었다. 연구진은 뉴런이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재커리 나이트 교수는 결론적으로 “입안의 미각에서 보내는 신호는 먹는 속도를 조절하고, 위장에서 보내는 신호는 먹는 양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한 뇌 신경세포가 식욕에 관여하는 뉴런의 전부라는 얘기는 아니다. 고립관꼬리핵에는 이 두 가지를 포함해 약 20가지 유형의 뉴런이 있다. 과학자들은 아직 이 뉴런들의 기능을 다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