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혁신 R&D는 예타 탈락 안 시킨다

과기정통부, 예타 제도 개편 추진
도전적 R&D는 예타 과정서 보완해 통과
대규모 사업 장기 지원하고 방만재정 방지

차세대 반도체, 양자 같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R&D) 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가급적 탈락하지 않고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편이 검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민·관 전문가들과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개편 공청회’를 갖고 R&D 예타 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의 후속조치로, 정부가 강조하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R&D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도전·혁신성과 불확실성이 큰 R&D 사업’에 대한 예타 평가를 합리화해 기존 통과 또는 탈락 방식에서 기획의 완성도를 제고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대상 사업의 기획이 미흡할 경우 탈락시키지 않고 신청기관에 보완을 요청함으로써 가급적 예타를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적으로 시급한 R&D 사업이 예타 탈락과 재도전을 반복하느라 지체되는 일 없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기대했다. 대상사업은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총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반도체 같은 12대 국가전략기술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예타 면제 근거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R&D 사업 수가 급증하며 부처들의 사업 기획과 평가 등 행정 부담이 커진 상황에 대응해 대규모 계속사업을 예타 대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장기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은 사업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후속사업을 기획하고 예타를 거쳐야 했지만, 이 대신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지원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또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소관 부처의 지출한도 내 예산으로 편성되도록 개편이 추진된다. 현재는 관련 예산이 부처의 지출한도 외 예산으로 잡히는 경우도 있다. 방만한 재정운영을 방지하고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개편안에 대한 전문가 토론도 가졌다.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을 맡은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윤혜온 기초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김현철 한국연구재단 공공기술단장, 김병우 울산대 전기공학부 교수, 김유식 과기정통부 성과평가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R&D사업의 파편화를 해소하고, 연구개발사업이 보다 연속성 있게 추진되도록 하겠다”며 “R&D의 불확실성을 적극 고려해 세계 최고 수준에 도전하는 혁신적 연구가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