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쏜 백린탄, 美가 공급"

美 NSC "보도 내용 우려…사실확인 할 것"

이스라엘군이 쏜 백린탄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0월 초에 레바논에서 사용해 논란을 야기한 백린탄이 미국에서 공급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린탄은 연막탄 용도로 사용되지만 불꽃이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갈 정도로 살상력이 높아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WP는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에서 발견된 155㎜ 백린탄 3발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를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포탄들에 적힌 일련번호는 미군의 국내 생산 무기 분류법과 일치했다. 해당 포탄들은 1989년과 1992년에 미국 루이지애나와 아칸소의 포탄 저장고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0월 중순 자국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두하이라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백린탄을 투하한 바 있다. 당시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여파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긴장도 고조되며 이뤄졌다. 국제앰네스티(AI)는 이스라엘의 백린탄 공격으로 최소 4채의 주택이 불타고 민간인 9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WP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군이 제공한 무기가 전쟁 범죄 우려가 있는 공격에 사용된 셈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보도를 봤고 확실히 우려하고 있다”며 “더 많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질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다른 나라 군에 백린탄을 제공할 때는 합법적인 용도로만 사용하고 전쟁법을 준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우리는 오로지 합법적인 무기만 사용한다”며 “IDF도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백린이 포함된 연막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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