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윤’ 장제원 불출마…타이밍 놓치지 말고 黨政大 전면 쇄신해야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3선·부산 사상)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며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활동을 끝낸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요구에 대한 첫 화답이자 여당 중진 의원 중 첫 불출마 선언이다. 장 의원은 지난달 혁신위가 지도부·중진·친윤 인사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촉구했을 때 관광버스 수십 대를 동원해 세 과시를 해 “쇄신 거부”라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친윤 인사가 인적 쇄신의 물꼬를 텄으므로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수장인 김기현 대표와 한덕수 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자신의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올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와 여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을 거치면서 국정에 대한 보고와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김 대표는 11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여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는 일부 초선 의원들이 김 대표 사퇴를 촉구한 의원들을 ‘퇴출 대상자’라고 비난하는 민망한 일까지 벌어졌다. 김 대표는 당초 12일 예정됐던 일정들을 전격 취소하고 거취에 대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늦지 않게 당 대표 사퇴 또는 총선 불출마 등의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


강서구청장 보선 완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혁신을 약속했는데도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외려 ‘정부 견제론’을 확산시킨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 당 혁신위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없어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던 윤 대통령의 말도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당정대(黨政大)를 전면 쇄신하고, 윤 대통령은 달라진 국정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여권이 안이한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혁신을 뒤로 미룬다면 ‘체제 전쟁’으로 불리는 내년 총선에서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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