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전격 사퇴…"총선 눈앞, 더이상 黨분열 안돼"

비대위 전환 가능성…판세 요동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전격적으로 대표직을 사퇴했다. 거취 문제를 놓고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던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더 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다”면서도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총선이 불과 119일 밖에 남지 않았다”며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전날부터 대표실로 출근하지 않은 채 잠행에 돌입한 상태였다. 그는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래 약 9개월간 국민의힘을 이끌었다.
김 대표의 이번 거취 결정으로 내년도 총선을 앞둔 여야 간 판세는 크게 요동치게 됐다. 우선 국민의힘에서는 후임 지도 체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따라 내년도 선거 출마자 공천의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여권 안팎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과 윤 원내대표가 대표를 대행하는 체제로 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여당이 당 혁신을 위한 지도 체제 개편 수순에 들어가게 되면 민주당 역시 사법 리스크 등을 당에 드리우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압박하는 여론이 당 안팎에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의 지도부 개편 향방에 따라 수도권 등의 중도층 표심 향방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