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권 분쟁, 행동주의 펀드 개입, 2차전지 열풍 등의 영향에 지주사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지주사 종목은 복잡한 사업·지배구조 탓에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해 투자 선호도가 낮았으나 각종 이슈 속에 요란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양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028260)은 전날 장중 12만 98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두 달 간 삼성물산의 주가는 25% 넘게 상승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내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한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 캐피털은 이달 6일 삼성물산의 주가와 내재가치 간에 약 33조 원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자사주 매입·이사회 다각화·지수회사 체제 개편 등을 요구했다.
앞서 LG(003550) 역시 경영권 이슈와 행동주의 펀드 개입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3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두 딸이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전해지자 일각에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가를 자극했다.
이에 더해 올 4월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트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LLP가 LG 지분을 ‘일반투자’ 목적으로 5% 이상 보유했다고 공시하자 적극적인 주주활동 기대감이 겹치기도 했다. 이에 4월 당시 주가는 신고가인 9만 8000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선 한국앤컴퍼니(000240)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앤컴퍼니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차녀인 조희원 씨 측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난 5일부터 공개매수를 개시, 조현범 현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발하자 이 틈에 주가 상승을 기대한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주가는 공개매수가인 2만 원을 넘어 지난 7일 2만3천75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올해 주가가 1만300원(8월 25일 기준)까지 내려갔던 것을 감안하면 곱절 이상 오른 수준이다.
아울러 2차전지 관련 지주사들 역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에코프로(086520) 그룹의 지주사 격인 에코프로는 올 들어 주가가 최대 15배 가까이 치솟았고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도 연초 26만 원 수준에서 7월 말 76만 4000원까지 급등했다. 에코프로와 포스코에 이어 2차전지 수혜주 발굴 움직임은 LS(006260)그룹으로 향하면서 LS는 같은 시기에 15만 13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