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계열사 수장 교체…양종희號 '안정 속 쇄신' 택했다

◆KB금융회장 취임 후 첫 인사
상생·경영성과 초점 대거 물갈이
'주력사' 證 IB부문·카드는 재선임
저축은행엔 첫 여성 후보자 등용

윗줄 왼쪽부터 KB증권 WM부문 이홍구 후보, KB손해보험 구본옥 후보, KB자산운용 김영성 후부, KB캐피탈 빈중일 후보, KB부동산신탁 성채현 후보, KB저축은행 서혜자 후보. 사진 제공=KB금융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9명의 CEO 중 6명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다만 앞서 연임이 결정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에 이어 KB증권(IB부문), KB국민카드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재선임하면서 ‘안정 속 변화’에 기반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지주는 14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추위는 KB증권(WM부문),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KB증권(IB부문)과 KB국민카드·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김성현·이창권·김종필 현 대표를 재선임 후보로 추천했다. KB증권은 WM부문과 IB부문 각자대표 체제다.


신임 대표이사 후보들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발탁됐다. KB증권(WM부문) 박정림 대표 후임 후보로는 이홍구 현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을 선정했다. 이 후보는 안정적인 자산관리(WM) 수익 구조 구축, 운용자산(AUM) 증가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이끌어낸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기환 사장이 물러나는 KB손해보험 대표에는 구본욱 현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 전무를 추천했다.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등 주요 직무 경험을 기반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KB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추천된 김영성 현 KB자산운용 연금&유가증권부문 전무는 연금 및 타깃데이트펀드(TDF) 부문의 뛰어난 성과로 점유율 확장을 이끌었다.


KB캐피탈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된 빈중일 본부장은 그룹 내 핵심 사업 부문에 대한 업무 전문성뿐 아니라 탁월한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된 성채현 부행장은 부동산 시장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관리 역량에서 호평을 받았다. KB저축은행 대표이사로 후보로 추천된 서혜자 전무는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한 여성 후보자로서 그룹 내부통제 체질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준법·법무, 인적자원(HR), 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거치며 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신임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KB증권 이홍구 후보의 경우 KB증권 김성현 후보와 같이 1년이다. 재선임 후보의 임기도 1년이다. 추천된 후보는 이달 중 해당 계열사의 대추위의 최종 심사 및 추천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KB금융은 대추위에서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相生)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가치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후보들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성에 기반한 세대교체를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경영승계 구조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대추위 관계자는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정착 및 계열사의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이달 마지막 주에 지주의 직제와 조직 개편을 포함한 경영진 인사를 발표한다. 업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KB금융의 부회장직이 3년 만에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회장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만큼 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이 원장은 “부회장 제도가 과거 특정 회장이 셀프 연임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일보된 제도는 맞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부회장 제도가 내부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지주 부회장 자리는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양 회장 취임과 함께 사임하면서 공석 상태다. 대신 4개 비즈니스그룹(개인고객·WM, 글로벌·보험, 디지털·IT, 자본시장)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문장은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부사장급 임원을 배치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부회장직 유지 여부와 관련해 아직 변수가 많고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