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그동안 고금리로 어렵던 신흥국의 자금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예외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이 여전한 데다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로 중국에서는 내년에 650억 달러(약 84조 원)가량의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금융연구소(IIF)는 13일(현지 시간) 내년 중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에 있는 자금 650억 달러가량이 다른 국가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중국과 서방국가들 사이의 관계 악화가 여전히 중국 시장의 주요 하방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며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과 대(對)중국 기술 수출 금지 조치 등이 내년에도 지속돼 중국의 자본 흐름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올해부터 중국 자본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 이탈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내년 이후 금리 인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흥 시장이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중국은 예외다. 연구소는 “지난달 신흥 시장 증시로 약 434억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추산되지만 중국 시장 이외의 신흥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중국으로의 자금 흐름은 지정학적 문제로 인해 계속 방해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후 중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로 위안화 표시 자산의 자본 유출은 늘어났다. 위안화는 올해 초부터 미 달러화 대비 6.2% 떨어졌고 9월과 10월에는 7.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