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체제로 전환…윤재옥 “선당후사가 모두 사는 길”

■'지도부 공백'에 연내 출범
15일 비상의총서 전환계획 논의
이르면 다음주 비대위원장 임명
"인선기준 국민 눈높이·총선 승리"
원희룡·한동훈·인요한 후보 언급
與 "김 대표 사퇴 반전기회 기대"

윤재옥(오른쪽)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본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이 14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다음 주 비대위원장 임명을 마치고 연내 비대위 완전체를 띄우겠다는 방침이다. ‘중도 표심을 소구할 수 있는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 최고위원회 회의를 차례로 열고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수습 방향을 논의했다. 윤 대표 대행은 회동 뒤 “비대위 체제를 빠르게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선당후사 정신으로 개인의 생존보다 당의 승리를 우선할 때 모두 함께 사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정책위의장 등 임명직 당직자, 선출직 최고위원 등은 비대위 출범에 맞춰 직을 내려놓기로 의견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 대행은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전환 계획 등을 설명하고 지도 체제 교체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비대위원장 인선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마치고 이달 중 비대위를 발족할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 차기 비대위원장 하마평이 쏟아졌다. 원 장관, 한 장관부터 김 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 다양한 인물들이 후보로 언급된다. 대부분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얻는 인물들로 비교적 중도 확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윤심(尹心) 인사’ 꼬리표는 양날의 검이다. 당내 장악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지만 친윤계 주류가 물러난 자리에 윤심 인사가 다시 앉는다면 지도부 교체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원 장관과 한 장관은 대중을 상대로 선거 유세를 하는 ‘선거대책위원장 카드’로 남겨둬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의견도 있다.


이 밖에도 권영세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을 이끌 3대 조직(비대위·공천관리위원회·선대위) 간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며 “공관위원장은 당내 사정에 정통한 사람이 와야 하지만 비대위원장은 그보다 보수 통합을 유도할 중도적 인사를 기용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외연 확장에 경쟁력을 가진 인물이 와 수도권 선거 판세를 새로 짜야 한다’는 공감대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중지가 모인 상황은 아니다. 윤 대표 대행은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으로 ‘국민 눈높이’ ‘총선 승리’를 제시했다. 그는 “국민의 공감을 얻고 총선 승리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분을 물색하겠다”며 “공동 비대위원장보다 한 분이 하는 게 훨씬 조직 운영에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윤 대표 대행을 예방하기도 했다. 한 수석은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대표 대행께서 중지를 모을 일”이라며 대통령실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고 거리를 뒀다.


여권에서는 김 전 대표의 사퇴가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갖은 사법 리스크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비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퇴진으로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의 명분도 크게 퇴색시켰다는 평가다. 모처럼 잡은 호기의 모멘텀을 확산시키려면 ‘당정 관계 정상화’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당정 관계 재정립 같은 것이 전제돼야 비대위 구성이라든지 지도 체제 확립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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