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난 후 숙소 찾아와 '조롱'…'쇼트트랙' 황대헌 위협한 중국인들 '경악'

연합뉴스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이 중국 팬들에게 위협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황대헌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대회 첫 날 경기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편히 쉴 수 없었다. 숙소까지 찾아온 중국 팬들이 황대헌이 실격당한 것에 대해 조롱하고 린샤오쥔(중국·한국명 임효준)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이후 황대헌은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도 결장했다.


이에 대해 안중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첫날 경기 이후 숙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중국 팬들이 황대헌을 향해 조롱하며 카메라로 촬영한 내용이 확인돼 ISU에 항의했다"며 "경기장 내 야유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지만, 숙소까지 선수를 테러하듯이 쫓아다닌 건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앞서 황대헌은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500m 1차 레이스 예선 2조에서 '암 블록' 페널티 판정을 받고 실격했다. 5명이 나선 예선 2조에서 가장 바깥쪽 포지션을 배정받은 황대헌은 스타트 직후 최하위로 밀렸지만, 곧바로 3위까지 올라서며 로베르츠 크루즈베르그스(라트비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와 경쟁했다.


황대헌은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코너에서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순간 선두로 달리던 뒤부아가 넘어지면서 함께 뒤엉켰고, 둘이 넘어지는 통에 크루즈베르그스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마지막 코너에서 황대헌이 중심을 잡으려고 빙판을 손으로 짚는 과정에서 크루즈베르그스를 막았다는 '암 블록' 판정이 나왔고, 황대헌은 아쉽게 실격됐다.


해당 사안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개최국인 중국 측에 항의를 했다. 이후 선수단 이동을 할 때 가드가 세워지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ISU에 항의를 했다. 하지만 대회가 열리던 도중이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1차 대회 이후 아직 금메달이 없는 황대헌은 이달 15일부터 열리는 쇼트트랙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황대헌의 몸 상태에 대해 안 감독은 "황대헌이 귀국 이후로는 (표정이) 밝아졌고, 몸 상태도 괜찮다"고 전했다.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안중현 감독,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건우, 박지원, 윤 회장, 김길리, 안 감독. 연합뉴스

2023-2024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는 이달 15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쇼트트랙 월드컵이 열리는 건 2017년 11월 이후 6년 만이다. 한국은 박지원, 김건우, 황대헌(강원도청), 장성우(고려대), 이정민(한국체대), 서이라(화성시청)로 남자 대표팀을 꾸렸다. 여자 대표팀은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 박지원(전북도청), 박지윤(의정부시청), 서휘민(고려대), 심석희(서울시청)가 출전한다.


한국은 남녀 500m, 1000m, 1,500m,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 등 전 종목에 출전해 안방에서 금빛 질주를 선보이려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