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개월 연속 우리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 기류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및 고용 개선 흐름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경기 판단과 전망을 담아 매달 펴내는 자료다. 앞서 기재부는 그린북 11월호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경기 회복' 표현을 쓴 바 있다. 올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한 데 이어 긍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가 주목한 것은 최근 수출 호조세다. 지난달 수출은 55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8% 늘었다. 올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도체(13%) 이차전지(23%), 자동차(22%), 선박(39%) 등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2개 품목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반등했다. 무역수지 역시 3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고용 동향도 개선세다. 지난달 취업자는 2869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만 7000명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10만 명으로 13만 명 줄었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도 다소 꺾였다고 봤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올 10월(3.8%)보다 상승세가 완화됐다. 석유류 물가가 1년 전보다 5.1%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11월 소비자물가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낮아졌다"며 "국제유가는 상했던 것보다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내수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디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7.2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지수다. 이 과장은 "전반적인 소비는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느려진 모습"이라며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불안도 변수다. 기재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등 민생 안전 최우선 역점을 두고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