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CAF 돈빌려 IMF 구제금융 일부 상환

中 인민은행 대신 CAF 자금 활용
페소 평가절하에 오히려 물가 급등


하비에르 밀레이(사진) 대통령 취임 이후 재정적자 해소에 고삐를 죄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중 일부 상환을 위해 중남미개발은행(CAF)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CAF에서 자금을 조달해 만기(21일)가 다가온 IMF의 구제금융 9억 1300만 달러를 상환할 계획이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관련 논의를 위해 11일 세르히오 디아스 그라나도스 CAF 집행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르헨티나 정부와 CAF는 로이터통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IMF의 최대 채무국으로 전체 구제금융 규모가 440억 달러에 이른다. 이를 상환하기 위해 CAF는 물론 카타르 중앙은행, 중국 인민은행(PBOC)의 도움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여러 차례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만큼 이번에는 PBOC에 손을 벌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CAF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해소하겠다며 취임 이틀 만인 12일 페소화 가치를 54% 평가절하하겠다는 파격 대책을 내놨지만 물가는 그 여파로 더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영 아르헨티나항공은 페소화 평가절하 압박으로 국내 항공권 가격을 50~100% 인상했다. 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인 YPF도 13일 주유소 연료 가격을 37%나 올렸다. 업계 2·3위인 셸과 라이젠도 비슷한 조치를 단행했다.


JP모건은 14일 메모에서 아르헨티나의 12월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 대비 21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정부의 경제 안정화 대책이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나면 2분기에는 월간 인플레이션이 평균 4%로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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