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전청조씨가 한때 연인이었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와 아이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15일 공개된 웨이브(Wavve)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 1회에서는 남씨의 산부인과 방문에 대한 일화가 담겼다.
해당 사건을 취재한 기자는 다큐멘터리에서 "(남현희가) 임신한 걸 알았을 때가 3월이다. 이혼을 한 건 7월이다. 이혼을 하기 전이었다"며 "전청조와 남현희 감독이 '아이를 갖게 됐다. 정말 죄송하다' 했더니 남씨 모친이 너무 놀라서 '어떻게 이혼도 안 한 상태에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느냐. 말이 되느냐'고 엉엉 울고 난리가 났다더라"라고 말했다.
기자는 "정말 황당한 일 아닌가. 가족들까지 다 속여서 온 가족에게 큰 충격을 주고 울음바다를 만들고, 이 와중에 전청조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당시 남씨가 홀로 산부인과에 가자 전씨는 임신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봐 급히 그를 뒤쫓아갔다는 내용도 담겼다.
기자는 "(전청조가) '당장 남현희 감독이 진료받고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하니까 간호사나 병원 직원들이 가로막았을 것"이라며 "실랑이가 커지니까 간호사가 급하게 진료받는 곳으로 뛰어가서 '여기 지금 산모의 아드님이 오셔서 갑자기 진료실로 들어오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했다더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시 간호사가 전씨의 왜소한 체형과 앳된 외모를 본 간호사가 그를 남현희의 아들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씨는 전씨가 건네준 임신테스트기로 검사한 결과 임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두 줄이 나왔던 임신테스트기는) 모두 전청조가 준 테스트기였다. 매번 포장지가 없는 상태였다"라며 동생이 가져다준 테스트기로 검사를 했더니 한 줄(비임신)이었다"고 밝혔다. 남씨는 이후 정확한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에 갔지만 전씨가 이를 막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전씨는 지난해 10월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알게 된 A씨와 남양주에서 만나 성관계를 하고 한 달 뒤 “승마선수인데 임신해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위탁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A씨에게 약 73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또 남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에는 수십억 대의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도 드러났다. 투자 사기 사건을 조사한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29일 전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사기·형법상사기·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전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전 씨가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 대주주로 행세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인 것으로 보고있다. 전 씨는 이 수법을 통해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 22명으로부터 약 27억 20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약 3억 58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