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약 2800억 원을 배상하도록 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판정의 집행이 무기한 정지됐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ICSID 취소위원회는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의 집행정지를 무조건부로 연장한다’는 결정을 이날 선고했다.
ICSID는 론스타와 정부의 판정 취소 신청으로 9월 12일 잠정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는데 이를 취소 신청의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유지한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정부가 신청한 판정 집행정지가 조건 없이 연장되면서 론스타 측은 판정 취소 절차가 종결될 때까지 판정의 집행을 구할 수 없고, 앞으로 정부와 론스타 양측은 취소 절차에서 서면 공방 및 구술심리 등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도은 “10여년간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싸워온 사안으로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인 뒤 여러 회사와 매각 협상을 벌이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는 우리 정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더 비싼 값에 매각할 기회를 잃고 가격까지 내려야 했다며 2012년 11월 46억7950만달러(약 6조1000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ISDS를 제기했다.
ICSID는 지난해 8월 31일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에 해당하는 2억1650만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후 중재판정부가 배상금이 잘못 계산됐다는 정부의 정정 신청을 받아들여 배상금은 2억1601만8682달러로 정정됐다.
론스타 측은 배상 금액이 충분치 않다며 7월 판정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정부도 판정부의 월권,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을 이유로 9월 판정 취소와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ICSID는 11월 중재인 3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취소위원회를 꾸리고 구술심리 기일을 개최해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