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을 앞둔 직원이 업무 문서를 유출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또 다시 적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당 직원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미 영업비밀침해로 4건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4일 “영업비밀 유출 시도는 범죄 행위입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사내 공지를 띄웠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퇴직 예정자에 대한 보안 점검을 실시하는 중에 A씨가 출력물을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나섰다. A씨는 이달 초 회사를 퇴직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원이었다. A씨는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한 날 이후 며칠 동안 업무 정보가 담긴 문서를 출력해 외투 속에 소량씩 숨겨 무단 반출하다가 보안 검색 과정에서 적발됐다고 한다.
A씨는 여러 문서를 PDF로 병합하고 파일명을 변경해 출력하는 등 문서 반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무단 유출한 파일은 본인의 집이 아닌 지인의 집에 보관했다. 출력물은 A4용지 한 박스에 달하는 분량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실을 확인한 즉시 출력물을 회수했고 A씨를 영업비밀침해 유출 혐의로 형사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직한 직원들의 영업비밀침해 정황이 지속적으로 발견되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에 수차례에 걸쳐 인력 유인을 금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일부 전직 직원 중 영업비밀침해 혐의가 의심되는 직원들을 상대로는 영업비밀침해 금지 및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과 형사고발 등의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까지 진행되고 있는 민·형사상 소송은 4건에 달한다.
양사는 동일하게 항체치료제 위탁생산(CMO)을 주력으로 삼은 데다 미래먹거리로 약물항체접합체(ADC)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영업비밀 및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내부 보안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다” 며 “기술과 자산이 개인과 경쟁사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악용되는 상황에는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