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2030년 2경 넘는다…韓 반도체 설계 경쟁력 높여야”

삼일PwC ‘2024년 주목해야 할 산업’
AI, 연 평균 37% 성장…美 GDP의 73%
MS·구글 앞다퉈 AI 개발, 서비스 적용
韓 반도체 설계 경쟁력 낮아…해외의존↑
2차전지·원자력·로봇·스마트농업도 유망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2경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기업의 반도체 설계 경쟁력 하락으로 해외 AI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할 우려가 있어 정부가 규제 완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은 ‘2024년 주목해야 할 산업’ 보고서를 내고 주요 패러다임으로 ‘디지털’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구 고령화’를 제시했다. 이에 따른 5대 유망 산업으로 AI와 2차전지·소형모듈원전(SMR)·스마트농업·로봇을 선정했다.


먼저 AI는 성장성과 미래 시장 규모가 커 핵심 기술로 꼽혔다. 삼일PwC와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AI 산업은 연평균 36.6%씩 성장해 2030년 세계시장 규모가 18조 4750억 달러(약 2경 436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25조 4627억 달러의 72.6%에 해당하고 중국 GDP(17조 8760억 달러) 전체 규모 대비 3.3% 많은 수치다.


특히 AI는 산업 생태계 내 생산과 유통·소비 전 과정의 효율성을 혁명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이미 AI를 직접 개발해 서비스에 속속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AI의 두뇌라고 불리는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326억 달러(약 42조 2985억 원)에서 2030년 1조 179억 달러(약 1320조 7252억 원)로 31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내 기업이 받는 혜택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국내 반도체 설계 기업의 경쟁력이 미흡해 외국산 AI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될 수 있다”며 “정부 지원과 규제 완화, 기업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AI 산업 수준을 분석한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AI 산업 수준은 62개국 중 6위(40.3점)다. 보고서는 “한국은 특허·정책 부문은 우수하지만 민간투자는 부진하고 운영 환경과 인재, 연구 수준은 보완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100점)과 중국(61.5점)이 AI 산업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싱가포르(49.7점)와 영국(41.8점), 캐나다(40.3점)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2차전지와 원자력발전은 ESG 부문의 유망 산업으로 꼽혔다. 다만 국내 기업이 기술 우위를 가진 삼원계 리튬이온 2차전지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LFP(리튬·인산·철)가 단기적으로는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봤다. SMR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유망 산업으로는 스마트농업과 로봇 산업을 제시했다. 이 분야는 특히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호 삼일PwC 산업전문화 리더(파트너)는 “기업은 유망 산업 분야에 맞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