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CEO] "전기차 배터리 모듈 양산, R&D 8년 결실"

정지관 세방리튬배터리 대표
소프트웨어 등 관리 역량 강점
배터리 안전성 높이는 데 주력
매출 1700억서 내년 2배 예상
美·유럽 등 해외 생산도 추진

정지관 세방리튬배터리 대표

“전기트럭용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이어 내년 상반기부터 전기승용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모듈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매출은 지난해 약 402억 원에서 올해 1700억 원, 내년 3000억 원 수준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지관 세방리튬배터리 대표는 18일 경기도 안양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8년 간의 연구개발(R&D) 결실 끝에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양산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세방리튬배터리는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한 국내 1위 축전지 기업 세방전지(004490)의 자회사로 리튬이온배터리 모듈 및 팩 분야에 주력해왔다. 정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자동차용 보조배터리가 주된 제품이었지만 올해부터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모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광주광역시에 세운 배터리 공장이 풀가동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전기차 성능과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패킹(Packing) 분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장 작은 단위인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려면 모듈과 팩으로 조립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십 개의 셀이 하나의 모듈로 구성되고 이 모듈 여러 개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냉각장치를 더해 하나의 배터리 팩이 완성된다. 세방리튬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셀 회사로부터 셀을 들여와 이를 모듈로 제조한다.


정 대표는 “우리의 경쟁력은 배터리 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자체 역량으로 설계해 배터리가 안전한 상태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며 “불량품을 만들지 않도록 광주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갖추는 데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배터리 팩 사업에 진출한다고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 년 간의 시행착오 없이는 양산 단계까지 도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방리튬배터리는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 핵심원자재법(CRMA)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현지 생산 우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글로벌 산업 블록화에 따라 전기차 시장도 역내 생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르면 내년에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생산 거점을 두는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은 일찍이 그룹의 신(新)성장 동력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을 눈여겨보고 세방리튬배터리에 힘을 실었다.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세방전지에 안주하지 않고 수년 전부터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셈이다. 이 회장은 국내 대형 배터리 제조사에 몸담았던 정 대표를 직접 영입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올해부터 실적이 급성장하는 것도 모회사인 세방전지가 쌓아온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와 신사업에 대한 그룹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R&D에 힘쓰며 세방리튬배터리를 지속 성장이 가능한 회사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