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수소차 기업 ‘니콜라’ 창업자에게 징역형이 내려졌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수소 트럭을 마치 완성차인양 홍보해 사기죄를 저질렀다는 판결이다. 니콜라가 사기 영상으로 투자자들에게 끼친 손해는 6억6000만 달러(약 8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8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에게 사기죄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밀턴과 변호인단은 “사업모델을 설명했을 뿐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고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집행유예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니콜라는 2015년 창업한 기업이다. 수소 연료와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는 픽업 트럭 제조를 목표로 삼았다. 니콜라는 2016년 12월 수소 트럭 ‘니콜라 원’의 동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니콜라와 밀턴은 이 트럭이 완성된 상태로 실제 움직이라는 트럭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니콜라는 기세를 몰아 2020년 나스닥에 우회상장했다. 대체연료 차량에 대한 기대감에 한때 시가총액이 포드를 추월하기도 했다. 몰락은 가팔랐다. 상장 직후 공매도 전문 투자사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의 기술력이 사기로 점철돼 있다는 보고서를 낸 탓이다. 2016년 영상의 트럭은 수소나 전기 구동계가 장착되지 않은 ‘깡통’이었고, 수소와 전기차 기술 또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빈 껍데기만 있는 트럭이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영상을 실제 구동하는 양 공개한 것이다.
이에 밀턴은 니콜라 회장직과 이사회에서 물러났으나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밀턴이 끼친 피해규모는 연방정부 지침에 따르면 최대 60년형까지 가능하지만 밀턴이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해결하기 위해 지불한 1억2500만 달러를 감안해 검찰이 11년 만을 구형했다”고 전했다.